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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의 여의도일기] 그를 외면하고 살았던 시간... 2009-08-25 09:52:35


그늘 깊은 나무가 마지막으로 명하신 것은…




어린 시절 마을 입구에 우뚝 선 나무는 곧 마을의 기운이고 상징이었다. 억센 줄기는 강인한 의지를, 고루 퍼진 가지는 조화와 질서를, 단정한 잎들은 예의를 나타낸다고 믿었다. 키 높고 잘 생긴 나무 밑에는 평상이 놓여있었고 들고 나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 밑에서 예를 표하곤 했다.

나무는 하나 둘 셋, 동시에 잎사귀를 모두 떨구고 죽음의 시간을 보냈다가도 봄이 되면 또 새로운 싹을 틔우고 잎을 내었다.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들은 그 한결같음에서 어릴 적 들었던 전설을 떠올렸다.

나무는 생명이 있는 신성한 대상이었다. 잎의 모양을 통해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알려주는 존재였고 마음 깊숙한 지지대가 되어 고향과 함께 가장 선명하게 각인되는 대상이기도 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이었더라면


그 나무가 우지끈 쿵! 소리를 내며 쓰러진 것은 전날 있었던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 위해 국회 본청 회의장으로 가던 때였다.

이미 결론이 나 있었던 회의였다. 민주당의 ‘부적합’ 의견은 소수 의견으로 보고서에 반영된 채 통과될 것이었다. 청문회장에서 내가 제기했던 매형사건 개입 의혹으로 뜨거워진 여론이 채 식기도 전이었다.

회의를 시작하며 묵념을 올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날 선 칼로 살을 저미는 듯 아팠지만 이번에는 큰 나무가 땅을 가르는 진동이 온몸을 뒤흔드는 듯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역시 검은 넥타이를 매고 회의에 참석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우리는 모두 그 분의 그늘 속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세상은 변했다.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그 중 하나만으로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에는 낙마되고도 남을 사안이었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거명됐던 인물 중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작은 위안일지언정 상실감과 무력감을 지워줄 수는 없었다.


서거로 깨닫게된 나의 소임




그를 외면하고 살았던 때가 떠올랐다. 그가 성역과 우상이었던 지역 분위기 속에서 나는 사춘기를 보냈다. 

좋든 싫든 그의 존재는 곧 호남인의 표상이었다. 그것은 대통령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신은 용서하고 화해했지만 손을 내민 것은 일방이었다. 그의 이상과 철학은 반쪽짜리로 폄하됐다. 영남 중심 인사를 바로잡아 공정 인사를 펼치려하면 그 딱지는 엉뚱하게 호남 편애로 돌아왔다.

그가 색깔론과 지역주의의 희생양이 되어 뭇매를 맞을 때 나는 반쯤 마음의 문을 닫았다. 그에 대한 애정은 부모세대의 몫으로 돌리고 나는 내 삶을 일으켜 세우겠노라고 결심했다. 모른 체 하지 않으면 그 상처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른들처럼 절절하게 상처까지 보듬으며 사랑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묵념을 하면서 생각했다. ‘나도 호남인이었구나. 나 역시 그와 함께 살아왔었구나….’ 그늘 깊은 나무가 쓰러지고 나서야 나는 뿌연 눈물 사이로 그 애정을 직시할 수 있었다. 그를 평생 오해 속에서 사시게 한 것은 세상의 부당함과 맞서 싸우지 않은 대가였다.

그러나 그는 납치, 망명, 가택연금, 사형언도… 정치적.물리적 죽음 앞에서도 언제나 새순을 틔워 봄을 예감케 해주던 나무였다. 그 자리에서 우뚝 서 존재를 웅변하던 거인이었다.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던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하루도 쉬지 말고 민주화, 서민경제, 남북화해를 위해 힘써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의 빛나는 인생과 시대를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내가 호남인임을, 그래서 더욱 그의 유지를 받들어 하루도 쉬어서는 안 되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신 것에, 진심으로 고개 숙인다.

소외된 자를 대변하던 두 분의 대통령을 보냈다. 여러분께 그분들을 눈물로만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드리며 이만 펜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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