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없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단속해 인신을 구금하는 출입국관리법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정이라며 영장주의의 도입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민주당 이춘석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104호에서 열린 ‘외국인 100만명 시대 다문화사회를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방안 모색’ 간담회에서 영장주의 도입 등 출입국관리법이 시대적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간담회에서 출입국법 개정안 발제를 맡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황필규 변호사는 현행출입국법은 불명확한 규정과 과도한 행정 재량권 등으로 인해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며 인권을 기준으로 출입국법의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 문은현 사무관 또한 이같은 출입국법 전면개정 필요성에 대해 타당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토론자들은 미등록 이주민 인신구금시 법원의 영장주의 도입에 있어 뚜렷한 시각 차이를 나타냈다.

건국대 법대 이계수 교수는 “대한민국 헌법에 인식구속시 영장이 필요하다고 명시하는 것과 관련해 행정절차시 영장의 유무는 70년대 학계에서 논란이 됐던 문제”라며 “이제는 시대적 현실에 맞게 출입국법도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 헌법에서는 인신의 자유 구속시 무조건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형사절차에만 영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행정절차의 인식구속에도 영장이 발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교수는 “외국인을 당장 어찌 못하면 행정절차에 문제라도 발생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행정절차에 영장을 도입하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주장에 대해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인신구속이 24시간을 초과하게 되면 영장을 발부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는 출입국법도 예외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노협 이영 사무처장은 지난해 11월 마석지역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과정에서 나타난 무단으로 가택과 공장을 침입하고 인신의 자유를 박탈하는 행위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사무처장은 “최근 법무부의 출입국 개정안은 위법한 단속관행을 합법화해 이주민의 기본권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며 “행정편의주의적이고 과도한 행정적 재량권을 부여해 이주민의 권리와 인권이 침해당할 소지가 높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체류정책팀 배상업 사무관은 “출입국행정은 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외국인을 신속히 퇴거시키는 행정작용이다”며 “이를 형사절차와 동일시해 모든 영역에서 사법적 통제를 받는다면 국가적 행정 효율성이 떨어져 국가정책으로 바람직 않다”고 밝혔다.

출입국행정은 형 집행을 위한 인신 구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한 퇴거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영장주의를 도입할 경우 신속한 강제퇴거라는 출입국행정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따라서 신속하고 효율적 행정집행을 고려해 행정절차 내에서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동국대 법대 김상겸 교수 또한 “외국인은 입국의 자유가 없다”며 “내국인과 외국인을 동일한 관점에서 기본권을 보장하기 어렵지만 단속, 보호 등에서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개선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를 주최한 이춘석 의원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출입국관리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날 황필규 변호사가 제기한 출입국법 신설 및 개정조항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외국인의 입국·체류관련 처분에 대한 구제절차 마련 ▲입국금지 요건중 차별적·모호한 규정 개정 및 삭제 ▲외국인 정치활동 금지조항 폐지 ▲고용된 외국인의 법위반 사실 신고의무 폐지 ▲산업연수생제도 관련 사문화된 조항 삭제 ▲활동범위 제한 조문 폐지 ▲외국인의 여권 등 휴대 및 제시의무 삭제 ▲지문찍기 관련 일부 조항 수정·삭제 ▲‘강제퇴거 등’의 체계를 ‘출국권고’ 등의 체계로 전환 ▲강제퇴거 사유 수정 ▲출입국사범에 대한 단속근거와 절차를 불심검문 수준에 준해 규정 ▲건조물·주거진입 단속의 경우 영장주의 도입 및 야간집행의 제한 ▲구인과 수용절차의 명확한 구분 및 영주의 도입 ▲구인·수용에 대한 법원의 적부심절차 신설 ▲수용기간 및 장소 제한 ▲불복절차 및 피수용자의 권리 등을 당사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고지 ▲강제력 행사 등의 제한 ▲피수용자 변호인·국적국 영사와의 면회제한 불가 ▲수용시설 내 CCTV 등 감시장비 설치근거 삭제 ▲수용외국인 청원권 법적근거 규정 ▲이의신청권자 확대 및 이의신청심의위원회 신설 ▲강제퇴거명령에 대한 집행정지제도 규정 ▲강제퇴거 불능시 보호해제 ▲공무원의 통보의무 삭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