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25 10:06
우리가 원숭이보다 나은 인간이라면…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306  
인도에는 원숭이를 잡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고 한다. 사냥꾼이 입구가 좁은 항아리를 길목에 설치하고 그 안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과일이나 땅콩을 넣어 둔다. 그러면 지나가던 원숭이가 냄새를 맡고 다가와서 먹거리를 움켜쥐는데 입구가 좁아서 손을 빼지 못한다. 그렇게 원숭이는 먹을 욕심으로 낑낑대다가 결국 도망도 못가고 사냥꾼에게 붙잡히고 만다. 작은 욕심을 버리지 못해 결국 생명까지 빼앗기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흔히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식의 자아성찰적 교훈을 위해 종종 인용된다. 하지만 최근 야권통합의 흐름을 보고 있으면 어쩌면 우리가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 원숭이의 처지에 놓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두말할 것 없이 정권교체는 시대의 요구다. 심지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정권을 잡는 것도 정권교체라고 포장될 정도이니 그야말로 대세는 정권교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지금 야권의 모습이 정권교체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모습일까. 통합은 고사하고 연대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당장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온갖 설화와 분쟁이 난무하고 있지 않은가.

야권통합이라는 답은 빤히 나와 있는 상황인데 왜 이렇게 풀리지 않는 걸까. 특정 정파의 제 밥그릇 챙기기 때문에? 반MB정서에 묻어가려고만 하고 있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니면 그저 정치권이 무능해서? 안타깝게도 사안은 단순하지 않다.

야권통합을 시대의 화두로 만든 장본인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명박 정권이다. 지난 5년간 민주주의, 민생경제, 인권 등 사회 전 분야에서 광란의 역주행을 거듭해 온 덕분에 다음 정권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거대한 교훈이 모아졌다. 정치, MB정권처럼 하지 말자. 경제, MB정권처럼 하지 말자. 사회, 문화, 대북문제. 뭐든지 지금처럼은 하지 말자. 그런데 단지 반MB면 끝나는 것인가. 4대강 사업 반대하고 TK 권력독식 반대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가.

야권통합이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모두가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지만 그 너머에서 바라는 것은 제각각 다르다. 당장 FTA 문제만 해도 조건부 찬성에서 결사반대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반MB로 모인 사람들의 탈MB 해법이 다른 것이다. 게다가 현실적인 안배 문제는 또 어떠한가. 일반 사기업이 합병한다 해도 당사자 간 우여곡절이 크고 잡음이 이는데, 정치권이라고 다르겠는가. 오히려 순탄하게 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정권교체를 위한 잠깐의 눈속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통합되어야 한다. 암울한 5년으로 기록될 이명박 정부를 끝내고, 마찬가지로 우울한 4년으로 기록될 한나라당의 권력 독식을 끝내기 위해서는 야권통합만이 열쇠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사를 볼 때 민주세력이 승리한 것은 언제나 51대 49의 싸움이었다. 97년 DJP연합,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비록 막판에 틀어졌지만). 그리고 작년 지방선거와 올해 재보궐선거. 민주세력은 최대한도로 힘을 모을 때만 보수세력을 간신히 이길 수 있었다.

야권통합. 말처럼 쉽게 통합되지는 않겠지만 야권이 서로 차이를 강조하기보다 같은 점에 주목한다면 최소한의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감동이 있는 통합, 변화와 발전이 있는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안철수 교수의 출마와 사퇴는 신선함과 자기 헌신이 있었기에 뜨거운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야권통합에는 그 못지않은 감동이 필요하다.

필자는 민주당 야권통합특별위원회 위원을 자청했다. 잘못하면 돌을 맞을 자리지만 그만큼 막중하고 필요한 자리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신만이 알겠지만 야권 모두는 겸손하고 양보하는 자세로 야권통합에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우리가 각자의 항아리에서 손을 빼지 못한다면 어느 샌가 사냥꾼에 잡히는 원숭이 신세가 될 것이다. 아무리 정치가 욕을 먹는다지만 원숭이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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