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6-01 10:49
그를 위해 우리 잠시 눈물을 닦자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671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두 번이었다.
현 정부와 검찰로 대변되는 기득권에 의한 정치적·인격적 타살이 먼저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뜩한 절벽 바위에 스스로 짓이겨 내던진 육신은 이미 빈 껍데기였다.

국민들이 7일 간의 장례기간 내내 마르지 않고 쏟아냈던 눈물의 근원은 바로 이것이었다.
뻔히 지켜보고 있었으면서 저들의 혀에 놀아나 묵인 내지 방조했던 첫 번째 죽음에 대한 죄스러움.
국민이 직면했던 감정은 미안함과 슬픔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가슴을 치던 국민들의 주먹을 정부로 향하게 한 것은 그들 스스로였다.
그들은 ‘아늑하게’ 전경차로 분향소를 에워싸고 광장에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며
어린 아이의 손에 들려진 촛불마저 끄지 못해 안달이었다.
애도의 물결을 예비폭도로 규정한 판단은 그야말로 도둑 제 발 저린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본질은 아니다.
조선시대 왕이 절대권력이 아니었듯 21세기 대한민국의 절대권력 역시 대통령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절대권력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믿고 있던
국민과 헌법을 짓밟고, 대통령에 올랐던 자라도 비주류라면 죽음에까지 내몰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준 주류 기득권세력이었다.

이들은 7일장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보수언론을 동원해 “국민장은 끝났다”며
국민장에 소요된 정부예산이 45억 원이라고 계산서를 뽑고는
그의 죽음에 정치적으로 토를 다는 이들은 모두 불순세력이라는 협박을 하고 있다.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아마도 나는 불순세력이 될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문제를 눈물로만 떠나보낼 생각이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국회가 열리면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자료의 공개를 요구할 생각이다.
또한 국회 국정조사와 함께 ‘천신일 특검법’을 관철시키는 한편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중수부장에 책임을 묻는 일에 앞장 설 것이다.
정책기조의 전면적 전환과 함께 MB악법의 철회 역시 필요하다.

나는 국회의원이 된 후 검찰,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하물며 법제처까지 정권의 의도에 손발을 내준 정황을 입증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써왔다.
의도와 방식이 너무나 뻔했지만 사실관계를 입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국정감사 때도 자료를 내놓지 않았고 드러난 사실에는 무조건 “몰랐거나 아니었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신영철 대법관처럼 국회에서 위증을 하고도 버티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이처럼 후안무치한 권력이 이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국세청, 대검찰청, 국정원에 보수언론까지 그와 그의 일가, 주변을 털고
드러난 사실을 침소봉대하는가 하면 피의 사실과 관련 없는 이야기까지 흘려 모독하면서
촌부로 돌아간 그를 몰아세웠다.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완전무결하게 깨끗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거짓말도 하고 더러는 죄도 지으며 살았으리라.
그는 아무 힘도 없는 피의자로서의 최소한의 마지막 권리를 주장하다 스러져갔다.
마지막까지 무지막지한 주류 기득권세력에게 페어플레이를 요구했다니….
노무현다운 행보였다.
바보 대통령…. 그것이 우리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이자
주먹을 쥘 힘조차 남지 않을 만큼 슬픔을 떨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넘어서야 한다.
어쩌면 더 치밀해지고 더 독해져야 할지도 모른다.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들을 분명히 직시하기 위해서,
그리고 정치인의 역사적 소명이 무엇인지 절대 잊지 않기 위해서,
이 잔인한 봄날의 기억이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로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 잠시 눈물을 닦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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